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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질문

by 노연화 2020. 2. 8.

질문

노연화

작년에 스러진 꽃

올해 다시 피어나는 것을 보다

죽음에서 새삶이 생성되는 이치

혼돈 속에서 질서가 생겨난다

통합되고 분리되는 윤회의 고리

나는 지금 어디쯤 걸어가고 있나

밤이 있어 새벽이 탄생하니

밀알이 썩어야만 새순이 돋는구나

분수에 없는 부귀영화를 바랐던가

짧은 생애 명예와 권력을 탐했던가

예순이라는 나이도 조금 늙은 척하며

자주 생각이 깊어지는 까닭에

나 다시 돌아갈 곳 어디인가 묻느니

지나가는 까마귀가 시끄럽다 짖는다

다 부질없다 의문조차 욕심이려니

자족하고 살면 두려움도 깃털같아

고맙고 미안하고 황송할 따름

이생에서 지금 존재한다는 것이!

사족ㅡ 감옥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을 기다리는 소크라테스를 피타고라스학파의 철학자 심미아스와 케베스가 찾아와서 소크라테스와 나누는 대화중에서 영혼불멸설(죽음은 영혼과 육체의 분리에 불과하지만 영혼은 불멸하고 죽음을 통해 순수한 본질의 세계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영혼은 육체라는 감옥에 의해 참다운 진리를 포착하지 못하지만 죽음을 통해 해방된다.)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소크라테스의 제자 파이돈이 듣고 피타고라스학파의 철학자 에케크라테스에게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해 전해주는 내용을 적은 플라톤의 대화편 <파이돈>을 읽다가 잠시 떠오르는 감상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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