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밭을 지나며
노연화
눈이 내렸던가
사월 벌판
하얗다
어디쯤에서 당신이 걸어갔는지
듬성듬성
발자국 보이는 듯도 하다
오래 기다렸던 봄꽃
어느 날 떨어지고
푸른 잎 돋아도
나는 못 본 척
그냥 지나가려네
세월처럼 흘러가려네
만나고 헤어지는 일
가고 오는 그 모든 이유도
바람아 묻지 말아라
피어도 그만 져도 그만
슬쩍 곁눈질로 보는 꽃
인연도 그렇게 놓아주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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