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1 복사꽃 밭을 지나며 복사꽃 밭을 지나며 노연화 배가 고파서 침을 꿀꺽 삼키고 괜히 흠흠 목청을 가다듬어 보는데 아이고 부끄럽게도 들켜버렸네 저 복사꽃 어쩜 저리 고우냐. 볼이 붉다 내 창백한 허기도 붉게 전염되어 그만 부끄럽다고 변명하기로 한다 한낮에 외간 남자와 눈이라도 맞은 듯 불온한 밀애의 빛깔 두근거리는 심장 늘 가슴 한 쪽이 텅 비어 있었다고 지난겨울 쓸쓸하고 고독했었다고 거짓말 같은 고백이라도 했는지 목덜미 스멀스멀 불그스름한 뺨 이것이 마지막 연애일지도 모른다고 삼류소설 쓰는 낭만쯤으로 치부하고 그것이 영혼의 허기였는지 그렇다 해도 저질러나 보자며 피어나는 저 아픈 교태가 왜 이리도 슬픈지 그 마음이 이해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2020. 4. 8. 이전 1 다음